가족과 함께 나들이할만한 곳 경주 화랑의 언덕(구 OK목장)
누구에게나 오랜 시간이 흘러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장소가 있을 겁니다. 저에게는 화랑의 언덕(구 그린 OK목장)이 그중 한 곳이 아닐까 싶네요. 2003년 처음 이곳을 찾은 이후 아내와 연애할 때 그리고 가족과 함께 주말에 피자, 치킨을 사들고 주말에 가끔씩 소풍 가던 곳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잘 알려지지 않다보니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한 곳이었고 그 덕에 그 넓은 공간에 오롯이 우리 가족의 추억을 담아낼 수 있었기에 나름 특별한 곳이기도 합니다. 매표소 입구부터 수의지까지 올라가는 길은 봄이면 벚꽃이 하늘하늘 흩날리고 여름이면 청량함을 가득 담은 나무들이 살랑 거리 기분 좋은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경주 산내에 위치한 가족펜션인 밸리 1961에서 하루 머무르고 산책을 하기 위해 정말 오랜만에 화랑의 언덕(구 OK목장)을 향합니다. 펜션에서 약 30분 정도 소요되네요.
화랑의 언덕 입구에 도착하니 오래전에 찾을 때는 없었던 매표소와 입장료를 받고 있네요. 입장료는 1인(36개월 이상) 2,000원이며 1견(강아지)도 2,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매표소 입구에서부터 캠핑클럽에서 나온 명상 바위가 있는 주차장까지의 거리는 약 3km 정도입니다. 이곳을 처음 찾는 분들은 매표소를 지나 계속 산속으로 들어가는 탓에 '내가 잘 가고 있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네요.
수의지 옆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된 차량과 드넓은 초원 위에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이네요. 캠핑 클럽 촬영지로 TV에 방영되기 전까지만 해도 가는 길이 그리 좋지 못해 찾는 사람도 잘 없고 해서 조용하던 곳인데 지금은 소문이 나서 이곳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졌네요.
주차장 옆 수의지에서 물수제비 뜨기를 했는데 아들이 상당히 재미있어하네요.
휀스 안에 양들이 보입니다. 양은 온순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까이 가도 된다고 아들에게 말해 줬지만 본인보다 한 덩치 양이 무서워서인지 쉽게 다가가지 못합니다.
양이 있는 울타리 옆으로는 염소들의 휀스가 있습니다. 염소 두 마리가 서로의 뿔을 맞대고 싸우고 있습니다.
덩치가 작은 녀석이 힘에 밀렸는지 피해 다니며 덩치가 큰 녀석을 자기가 묶여있는 목줄을 이리저리 다니며 큰 녀석의 다리를 묶어버립니다.
좀 전에 싸우고 있던 덩치가 큰 염소입니다. 자세히 보니 한 성질 하게 보입니다.
울타리 안의 말이 휀스를 이빨로 물어뜯고 있네요. 이빨이 간지러워서 그런 걸까요?
덩치가 작은 아기 염소가 울타리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닙니다. 역시 아기 때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 예쁜 것 같습니다. 아기 염소는 울타리 밖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염소의 울타가 아닌 양들이 있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양들은 아기 염소를 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명상 바위로 향하는 오르막 길 우측 울타리 안에는 비교적 덩치가 조그마한 미니돼지들이 있습니다. 화랑의 언덕에는 염소와 양 떼들, 말과 돼지 등 몇 종류의 동물들과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 상하목장이나 여러 지역의 양 떼 목장 등 크고 작은 곳을 다녀봐서 그런지 화랑의 언덕 동물농장 체험은 주변 정리가 미흡하고 위생적인 관리가 안 되는 느낌에 동물체험보다는 시골에서 막 키우는 가축들을 살펴보는 쪽에 더 가까웠지만 가족 또는 연인들 다양한 분들이 이곳을 찾고 있기에 나름의 즐길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위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산악바이크(ATV), 파크골프장이 있고 몇몇 분들이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파크골프장의 입장료는 1인에 12,000원으로 책정되어 있다고 합니다.
초겨울 지만 날씨가 좋은 날이라 그런지 나무그네에 매달려 깔깔 거리는 아이들, 돗자리 깔고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들이 꽤 보였는데 봄이면 더없이 좋겠다 느껴집니다. 그 외에도 나름 핫한 여행지에서 봤을만한 설치물을 포토존으로 꾸며 놓았습니다.
여느 공원이나 관광지처럼 깔끔한 마감은 아닌 뚝딱뚝딱 만들어 놓은 듯 투박함이 있어 뭔가 어설프기도 하지만 가족이나 연인들이 추억을 남길 수 있어 좋은 듯합니다.
소행성 B612에서 온 어린 왕자가 보입니다. 저는 반가운 마음에 아들에게 "아들 어린 왕자다!"라고 말했지만 아들은 시크하게 어린 왕자를 쑥 하고 지나쳐 버립니다.
어린 왕자의 키가 생각보다 크네요. 글을 쓰다 보니 어린 왕자는 지구에 무엇을 타고 왔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소나무를 기둥 삼아 그네를 설치해놨네요. 이곳저곳 감성적인 사진들을 찍을 수 있는 포토스폿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큰 의자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의 발판은 밑부분이 안으로 들어가 있어 아이 혼자 올라가기에는 쉽지가 않고 위험할 수 있으니 오르고 내릴 때 도와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올려 보냈더니 아들은 큰 의자 위에서 풍경을 담는다고 정신이 없네요.
명상 바위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저 멀리 거북이 형상을 한 경주 내남면의 작은 마을이 보입니다. 명상 바위 끝으로는 벼랑입니다. 경치가 좋아 포즈만 잘 잡으면 만족할 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인생 사진을 찍기 위해 인생을 걸 필요도 없고, 인생 사진 찍어 준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벼랑 끝으로 내몰지 말았으면 합니다. 저희 앞 가족분들은 비좁은 바위에 두세 분씩 올라가 뒤에 기다리는 사람들 때문에 급하게 사진을 찍는데 서로 부딪혀 사고 날까 봐 지켜보는 제가 조마조마했습니다. 혹시 바위 위로 올라가시더라도 한분씩만 올라가셔서 인생 사진 찍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들도 앞의 가족들이 사진 찍는 걸 보고 무서웠던지 지금 촬영한 안전한 곳에서 사진을 찍자고 해도 무서워하네요. 인생 사진은 아닌데 인생에 있어 기억에 남는 사진일 것 같습니다. ㅎㅎ
저 멀리 빨간 지붕의 건물이 보입니다. 너무 멀어 이내 포기하고 하얀 계단이 눈에 들어와 저곳까지만 가 보기로 합니다.
명상 바위에서 무서워하던 아들은 계단으로 오르는 길도 무서워하네요.
내려오는 길에 아이들이 너무 많아 타지 못했던 타이어 그네도 한번 타보고 경주 화랑의 언덕(구 OK목장)에서의 산책을 마칩니다.
도로명: 경상북도 경주시 산내면 수의길 601
지번: 경상북도 경주시 산내면 내일리 164-2
운영시간: 9시 ~ 18시
■ 시청 기준 이동시간(편도)
부산: 약 1시간 30분
양산: 약 1시간
울산: 약 1시간
대구: 약 1시간
경주: 약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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