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케이크 들고 달려라! 영국에서 미국까지 이어진 ‘팬케이크 레이스’ 전통 이야기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축제 중 가장 ‘아침식사스럽고’ 유쾌한 스포츠 이벤트를 꼽자면 단연 팬케이크 레이스(Pancake Race)를 들 수 있습니다. 팬에 팬케이크를 담아 들고 달리는 이 행사는, 처음 보는 사람에겐 다소 황당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유래와 전통은 의외로 깊고 흥미롭습니다. 이 글에서는 팬케이크 레이스의 기원, 미국에서의 행사 방식, 지역별 사례, 문화적 의미까지 모두 짚어보며, 이 ‘팬케이크와 스포츠의 만남’이 어떻게 미국 문화 속에 녹아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팬케이크 레이스의 기원: 사실은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팬케이크 레이스는 사실 영국이 원조입니다. 기록에 따르면 1445년 영국 버킹엄셔 주 올니(Olney) 마을에서 한 여인이 팬케이크를 부치다가 교회 종소리를 듣고 예배에 늦지 않기 위해 팬을 들고 뛰쳐나간 일이 기원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는 앞치마를 두르고 팬에 팬케이크를 담은 채로 달렸다고 하죠. 이 기이한 사건은 전통이 되었고, 매년 사순절 시작 전날인 '셔브 화요일(Shrove Tuesday)'마다 팬케이크 레이스가 열리게 됩니다. 이후 이 전통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에도 전파되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이를 계승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팬케이크 레이스: 아침식사와 커뮤니티가 만나는 날
미국에서 팬케이크 레이스는 단순히 달리기 대회가 아닙니다. 지역 커뮤니티 축제, 학교 행사, 자선 모금 활동과 결합하여 가족 친화적 문화행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셔브 화요일(Shrove Tuesday) 혹은 ‘마디 그라(Mardi Gras)’ 기간에 맞춰 열리는 경우가 많으며, 종교적 의미를 가진 사순절 전야제의 일환으로도 인식됩니다.
대표적인 미국 내 팬케이크 레이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 캔자스 주 리버럴(Liberal, Kansas)
- 영국 올니와 공식적으로 ‘자매 도시 레이스’를 진행
- 매년 영국 올니와 동시에 레이스를 개최하며, 타임을 비교해 승패를 가름
- 팬케이크 들고 415야드(약 380미터)를 달려야 함
- 참가자는 앞치마를 두르고 팬을 손에 쥔 채 팬케이크를 공중에 던져야 함
- 이 행사는 지역 명소가 되어 전국 방송에도 소개됨
📍 펜실베이니아 주, 텍사스 주 등지의 지역 교회와 학교
- 청소년 대상, 학부모 참여 등 교육적 이벤트로 확장
- 수익금은 지역 푸드뱅크나 자선단체에 기부
- ‘베스트 복장상’, ‘팬케이크 토스 예술상’ 등 유쾌한 부문별 시상도 존재
팬케이크 레이스, 단순한 놀이인가? 그 안에 담긴 의미
팬케이크 레이스는 단순한 달리기 경기가 아닙니다. 그 안에는 공동체 정신, 전통 계승, 그리고 아침식사의 상징성이 녹아 있습니다.
- 팬케이크는 사순절을 앞두고, 남은 달걀·우유·버터를 다 써버리기 위한 음식으로 기원했으며, 이로 인해 셔브 화요일에는 팬케이크를 먹는 문화가 정착함
- 팬케이크를 들고 달리는 행위는 단순한 게임이 아닌, 전통을 유쾌하게 체험하는 방식
- 미국에서는 종교적 색채보다는 지역 커뮤니티 결속의 상징으로 활용
실제 참가자의 이야기
“팬케이크 팬을 들고 달리는 건 쉽지 않아요. 하지만 아이들과 웃고, 다 같이 넘어지면서 웃음이 터지는 게 이 행사의 매력이죠.”
- 마이클(텍사스주 참가자)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놀이 문화
오늘날에도 팬케이크 레이스는 세대를 아우르는 전통 놀이로서, 어른과 아이가 함께 웃고 뛰는 행사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팬케이크가 떨어지지 않게 달리며, 동시에 팬케이크를 던지고 다시 받는 묘기는 보는 사람까지도 긴장하게 만들죠. 이는 단지 팬케이크 한 장이 아닌, 전통과 유대감을 상징하는 하나의 문화 코드입니다.
팬케이크 레이스에 참가하고 싶다면?
팬케이크 레이스는 보통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 사순절 시작 전 화요일에 열리는 경우가 많으며,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참가가 가능합니다.
- 지역 교회나 시민센터의 웹사이트 확인
- 참가비는 무료 또는 자선 기부금 형태
- 복장은 전통적으로 앞치마와 두건 착용
- 경기 전 팬케이크 토스 예행연습 필수!
마무리: 일상의 놀이가 전통이 될 때
미국의 팬케이크 레이스는 그 자체로 화려하거나 웅장한 축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그 작고 사소한 시작이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공동체와 유대의 상징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인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팬에 팬케이크를 담고 달리는 이 유쾌한 퍼포먼스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위한 축제라는 점에서, 미국식 커뮤니티 정신의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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